2019년 회고

1. 2018년 9월 - 2019년 2월

  • 18년 9월.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개발을 하겠다고 학원에 들어갔다.
  • 나이와 또 취업해야된다는 압박감에 초반엔 효율성 없이 공부했던듯.
  • 12월부터 어깨 힘빼고 사람들이랑 다 친하게 지내면서 진짜 즐겁게 학원 다녔던 것 같다. 반 애들이 다 착해서 서로서로 도와가며 잘 했던듯. 끝나고 주변 숨겨진 떡볶이 맛집 다니던 게 굉장한 낙이었다. 떡볶이 맛보다 거기서 서로 끝나고 푸념하던 맛이 더 그리운 것 같다.
  • 프로젝트 팀도 너무 다이나믹했다. 덕분에(?) 많은 경험이 가능했다.
  • 다이나믹한 학원생활은 어떻게 잘 끝났고 내 인생에서 어느정도 임팩트 있는 추억으로 남은 것 같다.

2. 2019년 3월 - 2019년 4월

  • 학원에서 친하던 애들 몇명과 스터디를 만들었다. 취업목적도 있었지만 앞으로 취업해도 간간이 스터디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서.(지금도 유지되는 중)
  • 글은 못쓰지만 자소설은 조금 잘 쓴다고 느꼈다.
  •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취업과정도 너무 즐거웠다. 서류통과하고 면접합격하고 이런 과정이 재밌게 느껴졌다.
  • 영업직 말고 지원 못하는 문돌이 출생이었는데 개발직군에 지원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즐거웠다.
  • 전 직장에는 못미치지만 어느정도 연봉이 꽤 높고 위치도 좋고 평도 좋은 회사(A) 1차 면접까지 붙었다.
  • 그러던 중에 연봉은 크게 높진 않지만 스터디 동생이 걍 넣으라고 해서 나쁘지 않아보였던 회사(B)에 최종을 붙었다.
  • A의 최종면접날과 B의 입사날이 겹쳤다. 고민끝에 그냥 B로 갔다. 거리도 멀고 연봉도 낮지만 A의 최종면접이 붙는다는 보장이 없었고 뭔가 그냥 B가 이상하게 끌렸다.
  • 붙었던 B는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 회사다. 이제 좀 있으면 1년이 되가는구나.
  • 입사하고 약 1달을 거의 대기만 했다. 이 순간을 좀 더 못 즐긴 것을 후회.
  • 4월 끝나갈 무렵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 추가로 정보처리기사를 획득했다. 학원다닐 때 정보처리기사 있는 애들이 마냥 부럽고 저런걸 언제 따지?싶었는데 프로젝트 투입전에 어떻게 따게 되었다. 그것도 꽤나 고득점으로 따서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3. 2019년 5월 - 2019년 8월

  • 우리회사는 팀은 있지만 팀끼리 투입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내가 그렇다. 난 아직도 우리팀 선배나 팀장님과 제대로 된 인사를 나눠본적이 없다. 다니다보니 SI회사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해가 되었다.
  • 어째뜬 처음 투입되어서 SVN 설치 및 사용법 배우고 DB ERD 보고 관련 문서 보고 소스보며 시간을 보냈다. 소스와 DB를 보며 자신감 하락.
  • 봐도봐도 별로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프로세스도 모르면서 소스부터 보려고 한 것부터 실수.
  • 선배들의 개발 얘기들이 아무것도 이해가 안되었다. 스프링빈,자바빈,컨테이너,싱글톤패턴 등등..비전공자 학원출신의 약점이 이런거구나 싶었다.
  • 로그찍는 방식의 디버깅만 하다가 선배들의 이클립스 디버깅이나 크롬 스크립트 디버깅 등을 보며 굉장하다고 느꼈다.
  • 검색 필터링 기능이나 회원가입 기능, 마이페이지 등등 어느정도 개발 경험을 맛봤다.
  • 물론 점점 요구사항이 추가되고 수정사항이 추가되면서 감당 안 되는 것들은 선배들이 도와줬다.
  • 기존 모바일버전 유지보수도 해야되서 유지보수도 하고 웹버전 개발도 하면서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다…………..라고는 못하겠지만 어느정도 향상 되었다고 믿고 있다.
  • 솔직히 털리기도 많이 털리고 멘탈도 자주 나갔지만 그 과정까지 즐겁다고 생각했다. 전직장에서 하기싫은 일만 꾹꾹 참고 하다가 하고싶은 일을 하니 즐거웠던 것 같다. 비록 연봉은 뚝 떨어졌지만..괜찮다(사실 안 괜찮다올라야돼)

4.2019년 9월 - 2019년 12월

  • 9월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첫프로젝트의 자유로움이나 상대적인 분위기의 가벼움(?)같은게 사라졌다.
  • 대기업 프로젝트라서 그런지 보안부터 철저했다. 대기업프로젝트는 다르구나..라고 느꼈다.
  • 20년 넘은 솔루션 소스라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그런지, 소스 복잡도가 첫 프로젝트에 비해 훨씬 복잡했다. 덕분에 첫 프로젝트때도 손에 안익었던 이클립스 디버깅이 손에 익었다. 항상 로컬서버를 디버깅 모드로 켜두고 작업하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
  • 비즈니스 로직이 컨트롤러에도 섞여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구분에 대한 철칙(?)이 없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 데이터를 담는 클래스 VO나 DTO가 없었다. MAP방식의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서 쓴다. 우리 회사의 전용 솔루션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클라이언트쪽에서 리퀘스트를 보내고 매개변수 순서나 방식만 맞추면 알아서 map형식 VO에 담긴다.
  • 마이바티스가 아닌 아이바티스를 사용한다. forEach나 if 등 문법이 iterate,isEqual 등으로 쓰인다. 기본적인 방식은 똑같은 것 같다.
  • 개발도 중요하지만 설계가 더 중요하다고 굉장히 깨달았다. 손부터 움직이지말자. 잘 안되면 손으로 쓰자.
  • 현업의 요구사항은 무한히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들어둔게 뒤집어지고 수정되고 그런건 일상이니 연연해하지말자.(설령 내 코드를 선배가 다 뒤집더라도 서운해하지말자)
  • 그냥 빨리 되게 만드는 것보다 잘 빨리 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당연한가) 그래서 위의 설계의 중요함을 느낀 것 같다. 설계를 잘 해야 나중에 수정사항이 들어와도 수월하게 수정할 수 있다. 전 프로젝트 때 내가 맡은 검색필터링 작업은 다른 곳과 연결된 부분이 좀 있었는데, 부족한 설계로 짜다보니 마지막 수정요구사항을 적용하기 힘들었다.
  • 데이터마이그레이션을 진행했다. DB를 변경해서 하는 마이그레이션만 알고 있었는데 프로세스 변경으로 인한 마이그레이션이었다. 실서버를 직접 건드려야 되는만큼 신중하고 꼼꼼하게 해야했다. 데이터가 수십만건이었는데 결국 실제 마이그레이션날 실수를 했다. 준비한 쿼리문이나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지만 현업 노트북의 DB버전이 달라서 돌발상황에 대처를 못했다. 선배가 다시 겨우 복원시켜주었지만…
  •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은 진짜 힘든 경험이었다. 내 손끝 몇개로 수만명의 사용자 데이터와 수십만개의 데이터가 변경되니까..이날은 점심도 안먹고 입이 바싹 말라서 녹초가 되었다.
  • 고도화 작업이 맨땅에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빈도화지에 그림을 잘 그리는 것과 남들 손을 거친 도화지에 그림을 잘 그리는 것과 비교하는 느낌이랄까..
  • 주말에는 토비의 스프링 스터디도 하고 어찌저찌 vol1을 다 봤다.(물론 다 이해는 못했다.)
  • 토비의 스프링vol1을 어떻게서든 한바퀴 다 본 것은 2019년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요구사항과 에러사항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대처하려면 문제해결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여기서 말하는 알고리즘은 알고리즘 자체가 필요하다기보다 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생각하는 방법과 컴퓨팅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
  • 그래서 조금씩이라도 알고리즘 및 자료구조 공부를 하고 문제를 풀고 있다.

5.마무리

간단하게 회고하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장문이 되었다. 가끔 ‘아 좀 더 빨리시작했으면’ 하는 후회감이 잠깐씩 밀려올 때가 있다. 그것도 그럴게 회사에는 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만 있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컴공이 아니고 다른일 하다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개발 이외의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은 인생 측면으로 볼땐 후회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근데 개발을 하면 또 저런 후회감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수 없는..이 부족함은 단순한 노력이 아닌 효율적인 노오력이 필요하다.

2020년은 효율적인 노오력을 하며 살 수 있길.